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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열강체제

신열강체제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취임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과거 미국, 영국, 독일,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의 열강들이 중국과 조선 등의 국가를 상대로 이권 다툼을 하던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긴장되던 시절을 연상케 하고 있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대만을 사이에 두고 맹렬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대만은 중국의 영토이고 중국은 하나이며 하나의 중국을 인정해 왔던 미국의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나아가 유엔에 가입까지 시키려는 의도를 은연중에 보이는 듯하다. 그동안 금지해왔던 미국산 첨단 무기의 수출허가를 해주기도 하였고 미국의 고위 관료가 대만을 찾기도 했다. 미국의 이러한 행보로 인하여 중국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양국은 대만 뿐 아니라 남중국해 등 여러 지역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높임과 함께 전략 폭격기와 전투기 그리고 항공모함 등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부시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때까지만 하더라도 걸프만에 집중되어 있던 미군의 전력중 상당수가 아시아로 이동한 상태다. 고정적으로 2대의 항공모함을 대기하고 있고 작전하던 중동지역에서 미군이 운항중인 항공모함의 수는 1척으로 줄었다. 반면 그 전력을 아시아로 강화한 상태다. 핵잠수함이나 줌왈트 등의 첨단 전력을 일본등에 전진 배치한 것 뿐 아니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으로 미군 전략기가 작전비행을 했다는 소식도 며칠전 전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만에게 무척 어려움을 가져다 주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은 남중국해 레이저우반도 인근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23일과 24일 양일간 전투기 십여대 이상을 대만해협으로 출동시켜 군사 훈련을 하기도 하였다. 대만은 중국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전개할 수 있을 정도로 강국이 아니다. 무기체계는 모두 낙후되어 있다. 오랜 세월동안 첨단무기를 도입할 수 없었고 군의 전력은 극히 약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군이 대만해협을 지나 상륙할 경우 막아낼 수 있는 전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미군의 도움 없이는 대만 스스로 자신을 지켜낼 아무런 힘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각축 속에서 과거 열강의 틈바구니에서처럼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우리나라는 대만에 못지않게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 놓여있다. 중국은 물론 일본 러시아 미국 심지어 군사강국 북한을 마주하고 있다. 북한은 한 민족이고 같은 피를 물려받은 우리의 동포 국가이지만 현재 다른 체제하에서 분단되어 있다.  우리나라 또한 미군이 아니면 스스로를 방어할 군사력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의 긴장국면은 결코 대한민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한말 우리나라는 열강들의 틈바구니속에서 눈치를 보는 외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힘이 없던 조선은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에 손을 내밀었지만 그들과의 이해관계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서로 달랐기에 결국 국가를 보존할 수 없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 그때보다 더 좋다고 할 수 없다. 어쩌면 더욱 더 열악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위기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은 실리외교일 것이다. 대만의 경우를 보면서 지나치게 강하게 자국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때로는 지혜로운 행동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상대가 셰게 초강대국인 중국인데, 중국을 상대로 미국만 믿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중국과 극단의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백척간두 위에 서 있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은 변화된 국제질서와 강대국간의 이해관계속에서 기민할 필요가 있다. 구한말에 했던 실수를 현대에서 또 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이 우방임에는 틀림없지만 자국의 이익에 반하여 우리나라를 위해 모든것을 내려놓고 희생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을 둘러쌓고 있는 여러 나라들과 함께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외교를 펼쳐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외교 전문가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외교관 한명을 양성하기 위해 수십년의 시간을 투자한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복잡해진 국제 질서에 걸맞는 많은 인재들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외교뿐만이 아니라 많은 영역에 있어 최고의 전문가들을 우대하고 그들과 국가의 중대사를 함께 논하고 상의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관료주의에서 벗어나서 능력있고 유능한 전문가들을 사회 각층 각분야에서 두로 등용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대만을 두고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자국의 안위는 스스로의 힘만이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 번 보게된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는 말이 있듯 새우는 고래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희생될 수 밖에 없었던 많은 나라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근대사의 열강과 식민지 피식민지 역사를 보면서 앞으로 전개될 국제 질서에서도 약육강식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자국의 안위와 번영은 동맹국의 도움이나 희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힘과 노력, 땀과 피로만 지켜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